2014.08.16 [자유케 된 자아]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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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하는 시간보다, 누군가와 대화를 하는 시간보다, 무엇인가를 구체적으로 하고 있는 시간보다 많은 것을 할애하는 시간은 생각하는 시간입니다. 끊임없이 생각의 꺼리들이 제공되고, 우리는 그 중에 어떤 생각을 붙들고 확장시켜 결국 행동으로 연결시켜 나갑니다.
어떤 생각을 붙들 것인가.
바로 이 책이 저에게 다시 한 번 쥐어준 열쇠입니다.
수 년 전 몸이 많이 아파서 한의원에 간 적이 있습니다. 그 병원의 한의사 선생님은 노동운동가였는데, 투옥과 고문에 몸과 마음이 온통 망가졌던 그 자신을 고치기 위해 의학을 공부하고 의사가 된 분이었습니다. 이곳저곳을 진맥하시더니, 뜻밖의 질문을 하십니다.
- 살면서 가장 행복했던 기억 세 가지만 얘기해줄 수 있나요?
한의원에서 받으리라곤 상상도 못한 질문이기도 했지만, 막상 그 답을 찾을 수가 없어서 무척 난감했습니다. 가장 행복했던 세 가지 기억이라니... 당황하는 제 표정에,
- 친구들과 여행도 다녀 왔을테고, 누군가의 생일파티라거나... 뭐 어떤 일이든지 생각해봐요. 그 소소한 여행이나 누군가의 생일파티나.. 즐거운 시간들이 많았지만, 늘 그때마다 어떤 걱정이나 문젯거리를 가득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살면서 행복했던 best 3' 에는 넣을 수가 없었습니다. 결국 짜내고 짜내 대답한 게
- 얼마 전 혼자 떠났던 여행에서 산길을 오르던 순간이에요.
이후 다시 질문을 받았습니다.
- 살면서 가장 힘들었던 세 가지만 얘기해줄 수 있나요?
이번 질문엔 두 번 생각할 것도 없이, 연대순으로 쪼르르 대답할 수 있었습니다.
그 한의사분이 어떤 의도로 그 질문을 하셨는지 말씀해주지 않으셨지만, 충분히 알 수 있었던 것은... 내 자신이 어떤 기억을 선택하며 살아왔는가. 에 대한 문제였습니다. 인생이라는 시내를 건너갈 때, 나는 늘 힘겨운 순간에 디딤돌 하나씩을 놓아왔고, 그 돌들 사이로 마음에 소중히 담지 않았던 행복했던 순간들이 허망하게 흘러가 버렸다는 것을요. 그렇게 느낌표를 몇 개씩 찍어가며 마음에 새겼지만, 진실로 감사함..을 지키며 살기란 너무 힘들었고, 곧 작은 해프닝으로 잊혀져 갔던 일입니다.
이 책을 읽으며, 그 잊혀졌던 사건이 비로소 완성됩니다.
나는 생각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어떤 생각을 붙들 것인가. 그것은 하나님이 내게 허락하신 나의 자유의지 안에서 선택되어지는 문제입니다. 그러나, 그 결심을 온전히 내 것이 되게 하는 것은 나의 의지가 아니라는 것. 나는 십자가를 벽에 걸어두고 가보처럼 여겨야 하는 그 분의 추종자가 아니라, 내 모든 순간에 역사하시고 이곳에 실재하시는 하나님이 내 안에서 능력주시는 그 분의 자녀된 자라는 것을.. 그 성령으로 말미암아 그리스도께 연합되어질 때 내 모든 고통이 담긴 나의 십자가는 내게 더 큰 생명의 자리가 된다는 것을 배웁니다.
주 안에 있는 나에게 딴 근심 있으랴
십자가 밑에 나아가 내 짐을 풀었네
그 두려움이 변하여 내 기도되었고
전 날의 한 숨 변하여 내 노래 되었네
라는 찬양처럼...
내게 능력주시는 주님 안에서, 내 인생의 시냇물이 행복한 순간, 슬프고 힘겨운 순간을 아우르는 감사의 고백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소망하고, 믿습니다. 할렐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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