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5 [신명기 28:3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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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쁨과 즐거움으로 네 하나님 여호와를 섬기라 [신명기 28:36-57]
오늘 묵상한 신명기의 말씀은 어제에 이어 하나님께의 불순종에 대한 저주에 관한... 고백하자면 얼른 눈 딱 감고 후루룩 읽고 성경을 덮고 그 말씀들에 대해 더 이상 깊이 생각하거나 상상조차 하고 싶지 않은 부분이었습니다.
하기에... 묵상을 마치고, 책상 앞에 앉아 이 묵상을 나눔에 있어 전에 없이 꽤나 주저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오늘의 말씀 속에 오늘의 제가 보였고, 오늘의 제가 보여 질 것을 허락하셨음은 이것이 바로 선하신 주님의 거저주신 오늘의 가장 큰 선물임을 고백하며 글을 시작합니다.
36절부터 57절까지 하나님은 정말 무섭도록 신랄하게 그리고 어쩌면 이토록 면밀하게. 하나하나 저주의 목록을 선포하십니다.
‘네 모든 성읍을 에워싸고 네가 의뢰하는 높고 견고한 성벽을 다 헐며(52절)’ 지난 3월 그리고 지나온 짧지 않은 나름의 고군분투 속에서 ‘제가 믿었던 저의 최선과 저의 경험과 저의 노력들을 다 부정해야 했던 시간’을 보내야 했었고, 결국 그것은 하나님께서 ‘저로부터, 저의 방식으로부터 저를 꺼내어 주의 이끄심대로 회복시키시기 위함’이라고 이해할 수 있게 되었지만... 만약 그 끝에 하나님께서 주신 사랑의 결론이 주어지지 않았다면, 그것이 불순종에 대한 대가로 끝나고 말 붕괴였다면 얼마나 괴로웠을까 싶었습니다.
‘네가 적군에게 에워싸이고 맹렬한 공격을 받아 곤란을 당하므로... 네 몸의 소생의 살을 먹을 것이라(53절)’ 제가 제 자신을 잃어버리고 종국에는 누가 아군이고 누가 적군인지, 아니 제 안의 어떤 자아와 싸워야 하고 또는 남겨야 하고 또는... 달래주어야 하는지 몰랐던 때가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너를 사랑하신다’ 는 것은 의심의 여지도 없었지만, ‘차라리 사랑하시지 않았더라면!’ 이라고 비명을 지를 만큼 저는 저의 몸과 마음을 파먹고 갈아 넣었던 적이 있습니다.
‘너희 중에 온유하고 연약한 남자까지도 그의 형제와... 미운 눈으로 바라보며(54절)’ ‘또 너희 중에 온유하고 연약한 부녀,,, 자기 품의 남편과 자기 자녀를 미운 눈으로 바라보며...(56절)’ 사람들에게.. 저는 꽤나 친절하고 따뜻한 이라 여겨지곤 하지만 정작 제 곁의 가장 가까운 사람에겐 저를 아는 누구도 같은 사람이라 믿을 수 없을만큼.. 무섭게 성을 내고 여과없이 분노를 표출하고 독사처럼 말을 아니 독을 내뿜곤 했습니다. 과거형을 썼지만 아직도 온전한 과거형이라곤 자신있게 말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늘 화를내고 나면 나면 두 가지 감정이 수반되어 큰 후유증을 남겼지요. 죄책감과 이면엔 그렇게 만든 건 내가 아냐! 라는 억울함.. '저의 최선'에는 늘 한계가 뒤따랐고, 그 한계지점에서.. 누구보다 가깝고 아꼈던 이에게 쏟아부었던 더 큰 '저만의' 최선은. 오히려 사랑이 아니라 미운 눈을 갖게 했습니다.
이런 마음들로 아파본 적이 있었기 때문에, 하지만 이런 마음들이 제겐 하나님의 치유하심의 계획 속에 진행된 일이었기 때문에... 괜찮았고, 괜찮아지고 있고, 사실은 살아도 죽은 영혼 같았을 제가.. 오히려 감사를 고백하는 부활을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위에서 잠시 언급했듯 이것들이 정말 주께서 경고하시듯, 불순종에 대한 저주로만 멈추고 말 것이라면 얼마나 아프고 고통스러울지 상상하기도 싫습니다.
그렇기에 그 중에서도... 가장 큰 저주가 보였습니다. 바로 이 저주들이 풀릴 수 없는 저주.
36절 ‘여호와께서 너와 네가 세울 네 임금을 너와 네 조상들이 알지 못하던 나라로 끌어가시리니 네가 거기서 목석으로 만든 다른 신들을 섬길 것이며’
그들은... 여호와께 돌이켜 간청할 수 있는 기회조차 박탈당할 것이라고 선언하십니다. 어떤 저주가 내려도 ‘오직 의지할 곳 되실 유일한 그들의 하나님’ 여호와를 섬길 수 없다고 말입니다. 그러니 그들에게 내려진 이 저주는 어떤 방법으로도 피할 수가, 끝낼 수가, 좋은 결말로 돌아갈 수가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여기, 하나님께서 그들이 돌이켜야 할 지점을 정확히 짚어주셨습니다.
47절 ‘네가 모든 것이 풍족하여도 기쁨과 즐거운 마음으로 네 하나님 여호와를 섬기지 아니함으로 말미암아’
세상에 살면서 어떤 순간도 ‘모든!’ 것이 풍족할 수는 없습니다. 어떤 것은 풍족하고, 또 어떤 것은 부족하기도 하고 어떤 것은 넉넉하고 어떤 것은 모자랍니다. 그것이 실제든 아니든 적어도 우리는 그렇게 느끼며 살아갑니다. 나의 기도 속에 얼마나 많은 '감사의 고백‘이 있었으며 얼마나 많은 ’간청‘이 있었는지.. 그리고 무엇을 간구하며 기도했는지 돌아봅니다. ’풍족함‘에 대한 부분은 단순히 물질적인 부분만을 언급한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우리의 마음도 마찬가지입니다. 나는 얼마나 많이 투덜거렸는지, 나는 얼마나 나를 가난한 자로 여겼는지, 나는 얼마나 재빨리 슬플 자가 되어 슬픔을 맞이할 준비에 돌입했는지 말입니다. 주께서 어느 해에 몇 달에 걸쳐 제 마음에 들려주신 말씀이 있습니다. 아니 명령 아닌 명령 같았습니다. ’너의 영혼 기뻐하라! 기뻐하라!‘ 그러나 저는 1초도 걸리지 않고 늘 바로 대답하곤 했습니다. ’기뻐하라고요? 그럼 기뻐할 수 있도록 해 주세요‘
이제는 알 것 같습니다.
주님으로 인해 숨을 쉬며 살아가고 있는 지금, 저는 기꺼이 하나님께 ‘기쁨과 즐거운 마음으로 순종하며 사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 그것이, 오늘 말씀처럼... 그 무서운 저주들에서 벗어날 수 있는 어쩔 수 없는 선택지여서가 아니라... 저를 끝없이 사랑하셔서 제가 감히 ‘당신을 사랑합니다’라고 고백하게 해주시는 하나님. 그렇기에 이 엄중한 명령은 하나님께서 저를 위한... 그리고 또 다른 하나하나의 저와 같은 그 분의 자녀들을 이끄시는 아버지의 사랑의 이끄심이라 여겨지기 때문입니다.
당신 자녀들의 온전한 사랑과 평안을 회복시키고자 하시는 하나님. 주께서 저의 주님이 되어주시고, 저의 아버지가 되어주시고, 연약한 저의 입술로 이를 고백할 수 있는 제가 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기뻐하며 당신께서 허락하신 또 다른 하루를 더욱 소중히 살아가겠습니다. 나의 아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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