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2.13 [데살로니가전서 5: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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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살로니가전서 5:17-22
... 18 범사에 감사하라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니라 19 성령을 소멸하지 말며 20 예언을 멸시하지 말고 21 범사에 헤아려 좋은 것을 취하고 22 악은 어떤 모양이라도 버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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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요새 학원 수업을 오며... 가며...
맨~~ 길 위에다 푸념과 신경질을 쏟아냅니다.
아 피곤해... 아 지쳐... 아 도망가고 싶어...
밤낮 도망가고 싶다는데,
정확히 어디서 어디로 가고 싶다는 것도 아니고
어둠의 시기야... 종알종알 대는데,
딱히 엄청난 무슨 일이 있는것도 아닙니다.
그냥... 마음이... 일없이 불편했습니다.
이렇게 흐릿하고 어두운 것들로
찌그러지고 퉁명스러워진 마음 한켠에
가만히 생각하게 해주신 속삭임을 버리지 않으려고,
약속하는 마음으로, 힘을 내는 마음으로
오늘의 묵상을 나누려고 합니다.
2.
새로운 희망을 안고,
내가 죽지 않아도 새 희망을 가지고,
나인 나의 삶을 살 수 있게 되었구나.. 하고..
그렇게 남아공에 간 지 20일 남짓.
청천벽력같은 그 아이의 죽음을 겪고...
그 먼 나라에서 혼자였던 나는..
나 자신이... 스스로가.. 몹시 불쌍했습니다.
이곳에서 혼자인 나.. 그 모든 슬픔을 혼자 짊어져야 하는 나.
너무도 합당하고 타당하게
허구헌날 주저앉곤 했던 어느날..
눈물을 닦고 공허하게 바라보던 빈 벽앞에
아주 오랜시간 드려왔던 나의 기도가
슬그머니 드러납니다.
주님.. 제가 다만 고아처럼 세상에 혼자 남게 되더라도
주님... 제발.. 제가 저 혼자... 고스란히 아파하고,
저의 힘으로... 그 아픔을 이기게 해주세요.
하고... 정말 이십년 쯤...
그렇게 밤낮 드렸던 그 기도가 말입니다.
가족이라는 이름이 너무 아프고 힘들어서,
이제 온전히 저인 삶을.. 그렇게 살아보면 안될까요. 하고..
그렇게도 애타게 기도해 왔는데,
막상 혼자가 된 저는.. 또 다른 이유를 들먹이며
실컷 슬픔을 친구삼았던 것을
알게 되었지요.
나의 합당한 괴로움은
실은... 내 간절한 기도에 대한 응답이었을지도 모른다는...
물론. 이런 상황을 기도드렸던 것은 아니었지만,
그러므로. 나인 나는.. 하나님 안에서.
힘을내자. 이제 온전히.. 그분과 그 분 안에서 함께..라고
마음 깊이 다짐을 했었습니다.
3.
이스라엘에 있을 땐
가장 큰 아쉬움이 두 가지 있었습니다.
늘 먹고 싶었던 김밥하고,
온전히 혼자가 될 수 있는 나만의 공간.
한국에 돌아와 정말.. 그 두 가지 바람은 제대로 이루어졌죠.
날마다 사먹는 김밥 한 줄,
정말 아무도 아는 이 없는 청주에서의 나만의 공간.
그러나 오늘의 나는
또 다른 결핍과 부족 속에
다시 가난한 자가 되어 있는 걸 봅니다.
4.
가족들과 함께 할 때,
그들의 삶의 무게를 고스란히 받아 안아야 했던 어린 나는
충분히 괴로웠지만, 그들과 함께 나누어 지는 사랑이
또한 나를 지탱했음을 고백합니다.
먼 곳에서, 마지막 얼굴도 보지 못하고 떠나 보낸 그 아이..
나는 혼자 였지만,
시시때때로 덮쳐오는 누군가들의 공격 없이
온전히 나 혼자만 덩그러니, 하나님 안에서
살가운 보살핌을 받아왔음을 또한 고백합니다.
즐거움을 주는 먹거리와
온전히 쉴 수 있는 나만의 공간을 고파했지만,
또한 함께 눈물과 웃음을 나누어 가지며
서로가 힘이 되고, 서로가 감사가 되었던
공동체와 함께 였음을 고백합니다.
5.
성령 안에서
이제 감사를 택하겠노라고.
불완전한 우리네의 삶이란 늘 완전할 수 없으니
완전하신 하나님의 울타리 안에서
온전히 받아안은 평화를 지키자고,
이미 주신 것들에
지금도 주고 계시는 것들에
앞으로 주실 것들에
그렇게 미리 기뻐하고, 앞서 감사하자고.
그렇게도 다짐을 해왔는데...
그를 잊고 있었습니다.
머리론 기억을 해도,
나의 주님은 내 문 밖에서 그렇게도 문들 두드리시는데
내 마음이.. 슬픈 힘, 부정적인 힘, 결핍의 힘에
의지하려고만 했습니다.
약속을 하고 싶습니다.
내 마음에... 나 자신에게 다시 단단하게 새기고 싶습니다.
상황이 주는 평화가 아니라
이미 내 안에 가득 채워주신 하나님의 평화로
늘 너는 행복한 딸이었다고.
말입니다.
6.
「약한 나로 강하게
가난한 날 부하게
눈먼 날 볼 수 있게
주 내게 행하셨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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