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계시록 17:8-9

8 네가 본 짐승은 전에는 있었다가 지금은 없으나 장차 무저갱으로부터 올라와 멸망으로 들어갈 자니 땅에 사는 자들로서 창세 이후로 그 이름이 생명책에 기록되지 못한 자들이 이전에 있었다가 지금은 없으나 장차 나올 짐승을 보고 놀랍게 여기리라 9 지혜 있는 뜻이 여기 있으니 그 일곱 머리는 여자가 앉은 일곱 산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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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묵상의 시작

전에는 있었다가

지금은 없으나

장차 나올 짐승...

순간마다 모습을 바꿔가며 드러나는

온갖 문제들..

현실적으로 막아서는 벽..같은 것들.

2. 지뢰찾기 1

나는 지뢰찾기 게임 '대마왕'입니다. 숫자만 나오면 무조건 '뜨악'하는 사람치고.. 정말 빛의 속도로 숫자밭에서 지뢰를 찾아내곤 합니다.

다~~ 이유가 있지요~ 남아공으로 떠나기 전까지.. 살아오는 동안 엄청 많은 징크스를 만들고, 구속되며 지냈답니다. 이쪽 인도에서 저쪽 인도까지 건너갈 땐 무조건 홀 수 발걸음으로 걷기. 오르막 길에서는 이 횡단보도로 건너고 내려올 땐 저쪽 횡단보도를 이용하고... 등등... 좀 이상하지만 '지뢰찾기'도 그 중 하나였습니다. 아무리 고단한 하루였어도, 자러 가기 전 꼭 '초/중/고급' 3단계를 다 성공시키고 나서야 안심하고 잤답니다. 그러다보니 어이없지만... 정말 울면서 지뢰찾기를 했던 밤도 더러 있을 정돕니다.

역시.. 이런 '미친짓'에도 이유는 있었습니다.

불안... 했거든요. 내가 조절할 수 없었던 힘겨움. 감당하기 어렵게 하루가 멀다하고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여러가지 사건들. 이런 어이없는 방법을 내세워서라도.. 안전하다..고 믿고 싶었습니다.

얼마 전 정말 표현 그래도 '하늘에서 뚝! 떨어진' 아이패드가 생겼어요. '돼지 목에 진주목걸이'라고.. 막상 제 수중에 들어 온 요걸 뭐에다 쓸꼬...하다가.. 어플을 막 뒤졌고... 그러다가 지뢰찾기 어플을 발견했죠. 다시 발동 걸렸습니다. 하루 종일... 늦은 밤까지... 폭탄을 팡팡 터뜨려가며.. 눈이 빠져라 수색작업을 펼쳐 온 요즘입니다.

3. 지뢰찾기 2

기계적으로 게임을 하며.. 속상한 일이나 맘에 안 들었던 일들을.. 궁시렁거리면서.. 그렇게 몇 시간씩 앉아있으면서... 어느날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와... 하나님 감사합니다. 지금은 지뢰찾기를 하면서도... 어떤 매임도 없고.. 징크스에서도 해방이네요. 이런 허상, 두려움들을 다 부숴주신 하나님. 감사합니다.］

하고... 이미 제 삶에 맛 보여주신 그 '승리'를, '자유함'을.. 막... 실감했습니다.

4. 지뢰찾기 3

그런데...

별다른 이유를 안 붙였는데도.. 이제는 허구헌날 주구장창... 나는 이 '지뢰찾기'가 너무 땡기는 것입니다. 마음 먹고 책을 읽으려고 해도.. 아 요것만 좀 더 하고...하면서 손에서 놓아지지가 않습니다.

과거의 수동적인 두려움에 대해 '이겼노라' 선포했지만, 보다 적극적으로 하나님 안에서 문제를 맞서 이겨내려는 모습보다.. '아 다 잊을래. 몰라 귀찮다' 시간을 휙휙 흘려보내고만 싶은 나를 발견했습니다.

5. 다시 묵상

늘... 이와 같았습니다.

내게 나서는 고민, 걱정, 힘겨운 꺼리들..

그리고 그것을 대하는 나의 모습.

언제나 같은 문제 안에서 머물러 있지는 않은 듯 했지만,

이런 것들은

전에도 있었고

앞으로도 또 나타날 수 있습니다.

지금은 안 가지고 있는 듯 해도

또 다른 이름으로 또 다른 짐승의 얼굴로

내 앞에 막아 섭니다.

생명책에 기록되지 않는 자들은 이 짐승의 모습을 보고 놀라게 될 거라고 합니다. 이전에 있었고, 이제는 없어졌는데... 다 이긴 줄 알았는데.. 또다시 나타나니 말입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지혜 있는 뜻이 여기있'다고 말씀하십니다.

분별하여 이겨내라. 이 싸움은 이미 승리한 것임이니.

선포하시는 것 같습니다.

괜한 '지뢰찾기' 얘기를 두서없이 늘어놓았지만..

늘 막아서는 현실적인 어려움과

그 앞에 나서는 나의 모습 속에 한결같이 드러나는

약함을 생각해보고 싶었습니다.

그의 '나라와 권세와 영광이 아버지께 영원히 있사(마태 6:13)'오니 그가 주시는 힘으로... 내 속에 드러난, 그리고 아직도 내 안에서 나를 속이고 있는 '드러나지 않는' 허상까지도. 이겨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