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나눔

2013.12.28 '하나님의 선물'

페이지 정보

작성자 배진희
작성일

본문

어제는 두 달 코스 영어 초급문법 수업의 종강일이었습니다. 오전 두 강의 중에 두 번째 수업을 시작하려는데, 한 수강생 아주머니께 전화가 왔습니다.

- 선생님. 저희 가족 비자 받았어요~! ^^ 준비할 것도 있고... 그래서 수업에 못가게 되었어요.. 그런데, 또 말씀드릴 게 있어서 전화 드렸는데요... 제가 아직 학원에 등록했던 수업이 2개월이 더 남았거든요. 그걸.. 마땅히 대신 들을 사람도 없고 해서.. 같은 반에 00씨께 양도하고 싶어요. 늘 공부를 열심히 하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아요~ 선생님께서 대신 이야기 전달해주시길 바랍니다~

 

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아이 둘을 키우고 계시는 저와 연배가 비슷한 참.. 성실한 여자분십니다. 꼬박꼬박 나오시더니 마지막 날 안 보이신다...싶었는데.. 먼저 미국에서 파견근무 중인 남편께 온 가족이 옮겨가게 되셨다고 합니다. 선물을 준비한 그녀와 받게 된 00씨는 간간이 서로 눈인사 정도만 주고받는 사이였기 때문에 더욱 큰 감사의 나눔이 되었습니다.

 

-------------------------

 

수업을 다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덩달아 신이난 저는 오전 일이 자꾸만 떠올라 헤죽헤죽..

제가 주는 선물도 아닌데...

제가 대신 전달한 그 소식이 마치 제 선물이었던 양 즐겁고 뿌듯하기까지 했습니다. 마치 그녀의 그런 호의가.. 제 것이었던 듯 우리 것이었던 듯.. 뜻하지 않은 선물에 행복해하는 00씨의 감사가 또한 제 것이었던 듯 우리 것이었던 듯.. 그렇게 좋았습니다. 정작 그게 누구의 것인지는 이 기분엔 상관없었죠.

 

문득! 가슴이 쿵쾅거려 그대로 섭니다.

 

하나님의... 하나님의 선물이 늘 그랬습니다.

무익한 종에게 보여주시고 겪게 하셨던 하나님의 아름다운 이야기.. 그 분으로 부터, 그분께서 지켜주신, 그 분께서 계획하고 보호하신... 원하셨던 모든 것. 저는 그저 전화를 통해 소식을 듣고 00씨에게 전달했던 것 처럼... 그런 전달자였습니다. 내 것이 아니지만, 그 일에 전달자로 쓰임받아 행복을 함께 나누고 감사도 함께 나눌 수 있었습니다. 그것이 누구에게 전달되었든 함께 나누고 함께 기뻐하는 일..

 

온종일 무척 바쁜 하루였지만,

그 모든 분주함이 하나님 선물이라는 걸

가만히 속삭여 주신 아버지.

 

5년만에... 저는... 내 년을 기대한다고.

고백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관련자료

Vistor Statistic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