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살이 나눔

2024.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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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배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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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임없이 하울링하며 나를 찾는 강이를 억지로 두고 온 후
거의 1년이 지난 오늘.
다시 우리는 가족이 되어 함께 지내기로 했다.

내 몸과 마음이 많이 회복되었고, 강이도 많이 자라서 다시 동행을 기대해볼 수 있을만큼 상황이 좋아졌기도 했고.. 울트라 슈퍼 파워 고집쟁이에다 비상한 머리를 가진 녀석이 마음씨 좋은 친구의 머리 꼭대기에 올라앉아 저 하고픈대로 꽥꽥! 꺄악! 같은 이상한 하울링도 시시때때로 해대고.. 심지어 가끔 입질도 서슴치 않는 행동을 보여 ‘엄마의 직접적인 제재’가 필요해졌기 때문이기도 했다.

무엇보다.. 다사다난한 한 해 동안...
나를 여전히 강이의 가족으로 남게해준 친구에게 감사하고. 잘 못해준게 너무 많은데... 행여 기침을 하거나. 눈물 한 번만 훔쳐도 열일 제치고 달려와 어느새 곁에 딱 붙어 걱정스레 나를 뚫어져라보는. 이 소중한 생명체가 고맙고... 고마워서..

오늘 나는 좀. 비장한 느낌이다.
다시는 이 아이에게 자기가 전부라 여겼던 세상을 뒤흔들며 앗아가지 않도록. 상처주지 않도록... 나는 이제 조금은 더 넉넉하고 느긋하고 여유있고... 무엇보다. 건강한. 보호자가 되고 싶다.

한동안... 서로의 일상에 적응시키고 적응되기 위해 노력해야겠지만 다시 받을 수 있으리라 꿈도 꿀 수 없었던 함께하게 된 시간. 소중하고 귀한만큼... 역시 내 힘 말고 주시는 힘과 평안으로 이 동행을 지켜주시고 기뻐해주시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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