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주신 CCM

vol1.회복 [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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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배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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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곡의 멜로디는 아주 단조롭습니다.

그리고 이 곡은 제가 불렀던 가장 어려웠던 곡이었습니다.

고백하자면...

발매된 이 음원은 재녹음된 것입니다.


아버지를 추모하기 위해 이 프로젝트를 결정했고(For him),

아디와의 떠올리기만 해도 즐거웠던 원래 만들어졌던 곡(산책)은 빠르고 밝은 곡이라 도전할만 했는데...

이 느리고 단순한 음악은

어떻게 불러야 할 지 도무지 알 수 없었습니다.


그저 시작은..

한 곡을 앨범에 추가하고 싶어서

언젠가 일기장처럼 떠올랐던 멜로디를 음성녹음에 담아두었던 것에

가사를 붙였습니다.

가사를 붙이고 나니 이 곡 '회복'이 '깍두기 곡'이 아니라 '타이틀'이 되어야 했습니다.

저의 삶의 고백이었으까요.


첫 녹음에 이런저런 손길을 더해주신 음원은

정말 제 목소리로는 낼 수 없는 

최선을 다해주신 작업의 결과물이었고

정말 곱고 예쁜 찬양이었지만, 

제가 부르고 고백하는 '회복'이 아닌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재녹음을 부탁드리고 무작정... 

다시 녹음실로 들어가 또다시 헤매이고 있을 때

엔지니어링과 디렉팅을 동시에 담당해주시던 스튜디오의 대표님께서 보다못해 한마디 하셨습니다.

'이 곡은 진희님의 곡이고, 가사를 틀려도 되고 어떤 부분이 바뀌어도 아무 상관없으니 손 모으고 눈 감고.. 그저 기도하는 마음으로 불러보시면 어떨까요.' 

잘해야지... 으... 어떻게 잘하지... 가사가 뭐였더라... 

이런 생각을 다 내려놓고

말씀하신 대로 눈 감고, 손 모으고 기도하는 마음으로 노래를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간주 부분까지 원 테이크로 녹음되었고 뭐라 형언할 수 없는 그 경험에 녹음실 안에서 엉엉 울다가 간주 이후의 남은 부분을 불렀기에 후반부의 어느 파트 부분부터는 목소리에서 약간 쇳소리가 납니다. 대표님께서는 일부러 녹음된 그대로의 목소리를 최대한 살려서 음원을 만들어주셨고, 저도 그렇게 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훌륭하게 잘 부른 노래가 아니었고,

훌륭하게 잘 만들어진 찬양이 아니지만

그 날 녹음실에서 비로소 '저를 내려놓고 하나님이 저의 운전대를 잡으시는' 순간을 경험할 수 있었던 것은

어쩌면 그것이 이 많은 가사를 필요없게 만든 진짜 '회복'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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