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주신 CCM

vol1.회복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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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배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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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의 '암미코'라는 단체의 봉사자로 이스라엘 각 지역의 장애인시설로 파견되어 장애인 친구들과 함께 지낼 기회가 있었습니다. 최소한 6개월... 그리고 어쩌다 보니 길어진 몇 해의 시간. 저는 건강상의 이유로 한번씩 쉬는 기간이 필요했고, 이후에는 다른 시설로 옮겨져 다시 봉사를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그 중 한 시설에서 만난 내 친구 아디. 자폐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지만, 대부분의 제가 만난 장애인 친구들이 그러했듯... 그도 다른 장애들을 수반하고 있던 매우 체격이 큰 아이같은 순수한 사람였습니다. 저는 그를 전담하는 봉사자로 지정되어 산책도 하고, 재활작업도 함께 앉아하는 등 많은 시간을 재량껏 둘이서 보낼 수 있었습니다. 아디가 낼 수 있는 소리는 '으응으응~~~' 기분 좋을 때, 기분이 나쁠 때에도... 톤이 다를 뿐 그나마도 가끔 내는 소리지만 특히 우리 둘이 손잡고 걷는 그 길 위에서 아디는 자주 '으응으응~~' 했습니다. 


한국에 돌아와서 몇 개월 후. 중고 디지털 피아노를 구입하고 드디어 뚜껑을 열어 건반을 치던 날. 건반 위에서 저절로 쳐졌던... 아디의 목소리를 가지고 시작된 음에 저절로 끝까지 완성된 그날의 멜로디에 몇 년 후 가사를 입혀 이 노래가 되었습니다. 


제가 그 시설을 떠난 후에도 또 다른 한국의 봉사자들이 바톤 터치하듯 아디의 형이 되고, 아디의 막내 누나가 되어... 그는 점점 전담하는 봉사자 없이도 스스로 공동체 생활을 무리없이 할 수 있는 친구가 되었습니다. 우리는 아디에게서 일하시는 하나님의 일하심을 보고, 감사했고... 행복했고... 오히려 그렇게 더 큰 선물을 받았습니다. 아디보다 더 크게 '으응으응~' 거리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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